2010년 여야의원 대상 ‘옹호 로비’ 확인돼

심장학회와 흉부외과, 의료윤리학회 교수들 사이에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심장 카바수술(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을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개발자인 송명근 건국대병원 교수를 비호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또 학회가 이 수술을 문제 삼고 있던 2010년 국정감사 때 야당 의원들이 송교수에게 유리한 형국을 조성하려고 여야 의원들에 대한 로비에 나섰던 사실이 밝혀져 지금까지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는지 의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복지부와 식약청은 국민의 건강권과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관련 학회 의학자들은 선진국의 사례에 비추어볼 때 당장 제재를 가해야 할 사안에 ‘외형적 중립성’만 강조하는 것 자체가 비호나 다름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송 교수는 카바 수술을 하려면 심평원 카바수술실무위원회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고시를 위반하고 수술을 계속하면서 건강보험급여까지 청구했지만 복지부는 아무런 행정제재를 내리지 않고 있다(본지 7월 5일자 복지부, ‘힘센 의사’가 법 어기면 수수방관?). 또 식약청은 카바 수술에 사용되는 카바링의 제조사인 ㈜사이언시티가 의료기기법상의 유해사례 보고의무를 어긴데 대해서도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본보 7월 6일자 카바링 제조사 사이언시티는 법 위의 회사?).

게다가 복지부 고위관리는 카바 수술을 계속 허용하자는 쪽으로 자문위원회를 설득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13일 “복지부 고위 공무원이 적응증을 한정하더라도 카바 수술을 허용하는 쪽으로 복지부 산하 카바수술자문위원회 위원들을 설득하고 있다는 얘기를 복수의 위원에게 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더 큰 문제는 그 고위관리가 지금까지 건국대가 청구한 카바수술 133건의 보험급여를 지급하면 안 되는 이유를 대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에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명백히 고시를 위반한 수술의 급여 청구를 인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심평원의 강지선 수가등재부장은 지난 4월 전문가 토론회에서 “송 교수는 카바수술을 한 뒤 다른 명목으로 급여를 청구했는데 고시를 위반한 부분이라 심사를 보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복지부의 해당 공무원은 “위원들을 설득하거나 심평원에 압력을 행사한 일이 없다”면서 “무엇이 카바수술인지의 정의와 앞으로의 허용 여부는 복지부에서, 급여청구 인정여부는 심평원에서 각각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관련 학회가 반발하고 있다. 지난 3일 복지부 카바수술 자문위원회 회의에서 흉부외과학회 대표로 카바수술 반대 입장을 밝힌 김경환 서울대의대 흉부외과 교수는 “어떤 쟁점이 중요한지 가릴 능력이 없는 복지부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는 행태는 절대로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흉부외과학회나 심장학회는 더 이상 복지부가 올바른 결정을 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복지부 결정과는 별도로 11월 열리는 흉부외과학회 이사회 안건으로 송 교수 제명 건이 상정돼 있을 만큼 카바 수술에 대한 학회의 반대 입장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카바 수술 옹호해달라” 정치적 로비 있었다

보건행정당국의 석연찮은 움직임에 곳곳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카바 수술을 옹호하려는 정치적 로비가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송 교수의 고등학교 동기인 이석현 민주통합당 의원은 2010년 10월 국정감사 때 카바수술 반대 입장을 피력했던 이애주 전 한나라당 의원을 찾아가 카바수술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부탁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애주 전 의원은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당시 이석현 의원이 내 사무실로 갑자기 찾아와 ‘송 교수를 개인적으로 잘 아는데 (카바수술 논란이) 잘 해결되도록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카바수술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과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에 개인적 친분과 연관 지어 판단할 문제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고 밝혔다. 이석현 의원은 보좌관을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또한 같은 시기에 전혜숙 전 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최영희 전 의원에게 카바수술을 적극 방어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애주 전 의원은 “당시 최 의원이 카바수술 옹호론을 주장해 ‘왜 그러냐. 이 수술은 문제가 큰 수술이다’라고 지적하자 최 의원이 ‘전혜숙 의원이 도와달라고 해서 이러고 있다, 나는 카바수술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전혜숙 전 의원은 카바 수술을 감싸달라고 동료의원에 부탁한 이유를 기자가 묻자 “취재하는 질문이 왜곡되고 음해성으로 시작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카바수술 논란이 불거진 이후 보건복지위원회를 떠났기 때문에 이후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 한다”면서 “다만 카바수술은 분명히 보호를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신의료기술”라고 주장했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이애주 의원은 카바 수술이 매우 위험해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이석현·최영희·전혜숙 의원은 카바 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를 제기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보고서가 오류라며 적극적으로 옹호 입장을 펼쳤다. 언론들은 당시 국감이 카바 수술에 대한 여·야 대리전이라며 보도에 열을 올렸었다.

한국의료윤리학회의 한 교수는 “카바 수술의 향배는 과학사에 기록이 될 이정표적인 사건”이라면서 “복지부 공무원이 외부의 영향을 받아서 과학의 원칙과 국민 건강권에 어긋나는 결정을 한다면 두고두고 오명의 당사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련 기사]

복지부, ‘힘센 의사’가 법 어기면 수수방관?

카바링 제조사 사이언시티는 법 위의 회사?

카바수술 토론회 전문가들 “수술 중단시켜야”

“카바수술 진상을 국민들에 알리는 계기될 것”

송명근 교수, 고시 어기고 카바수술 강행

이오현 기자 (cartier1629@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블로그 이미지

kormedian

안녕하세요.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입니다. 코메디닷컴 기자들의 생생한 건강 뉴스와 허심탄회한 취재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1166)
우돌좌충記 (70)
코메디닷컴 뉴스 (10459)
이성주의 건강편지 (316)
코메디닷컴 칼럼 (247)
닥터 코메디 APP (1)
코메디닷컴 & 건강선.. (18)
쏙쏙 건강정보 (36)
토론방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