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비뇨기암팀 조사결과

신장과 요관, 방광, 요도는 소변을 생성하고 배출하는 신체기관으로 비뇨기관으로 불린다. 이 비뇨기관에 생기는 암을 비뇨기암이라고 한다. 그런데 서구형 암으로 알려진 전립샘암과 신장암 등 비뇨기암 환자가 60대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암병원 비뇨기암팀 황태곤·이지열·홍성후 교수팀이 1997년부터 2011년까지 병원을 찾은 비뇨기암 환자 2040명을 조사한 결과, 60대 환자 비율이 전립샘암은 41.2%, 신장암 27%로 가장 높았다. 전립샘암은 70대까지 포함하면 환자비율이 78.4%까지 치솟아 60~70대가 전립샘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암도 남자환자가 549명으로 전체 환자의 70.1%를 차지했으며 이중 60대 남자환자 비율이 27.1%로 가장 높았다. 여자환자의 경우도 234명중에 60대 비율이 26.9%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 조사결과 최근 비뇨기암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샘암 환자는 1997년 5명에서 2011년 257명으로 50배 늘었고, 신장암 환자는 1997년 20명에서 2010년 104명으로 약 5배 증가했다. 또 환자수가 가장 많은 5대 비뇨기암은 전립샘암(41.2%), 신장암(27.1%), 방광암(24.2%), 신우암(2.5%), 고환암(1.8%)이었다. 비뇨기암 중 가장 많은 전립샘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암이 진행되면 잦은 배뇨나, 소변을 참기 어려운 절박뇨 등이 생기면서 소변 줄기가 가늘어지고 심하면 소변을 보기 힘들게 된다.

황태곤 교수는 “최근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생활 등으로 비뇨기 질환, 특히 전립샘암이 급증하고 있으므로, 예방을 위해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생활, 금연, 금주 등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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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유병자 96만명…생존율은 64%

우돌좌충記 | 2012/12/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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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위암-대장암-폐암 순

우리나라에서 암에 걸려 치료를 받고 있거나 치료 후 완치된 환자의 수가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의학적으로 암이 완치되는 것으로 보는 5년 생존율은 64.1%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27일 발표한 국가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암 유병자 수는 96만654명으로, 국민 약 50명 당 1명꼴로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암 치료 후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새로 암에 걸린 사람은 20만 2053명으로, 10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암환자의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6~2010년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64.1%로, 이보다 5년 전 기간에 비해 10.4% 포인트 높았다.

암 종류별로 보면 갑상선암이 17.8%(3만6021명)으로 가장 많았고, 위암 14.9%(3만92명), 대장암 12.8%(2만5782명), 폐암 10.3%(2만711명), 간암 7.9%(1만5921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남성에게 자주 생기는 암은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순이었고, 여성은 갑상선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간암, 자궁경부암 순이었다.

또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남 77세·여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남녀 전체로는 36.4%였고 남성은 37.6%, 여성은 33.3%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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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를 극복한 미국의 스타 7인

우돌좌충記 | 2012/09/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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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펠프스, 솔란지 소울스, 티와이 펜닝턴, 하위 맨델, 제임스 칼빌…

천만 명이 넘는 미국 성인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겪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스포츠와 영화 그리고 음악계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들이 이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ADHD는 방치할 경우 집중력이 떨어지고 분열 상태를 가져와 정서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ADHD로 진단받은 어린이 중 60%는 성인이 돼서도 이런 증상을 겪게 된다. 또한 중년이 될 때까지 이런 장애를 공식적으로 진단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폭스뉴스(FOX News)는 어릴 때 ADHD로 고통을 당했으나 이를 이겨내고 각 분야에서 빛을 발한 스타 7명을 소개했다.

1.마이클 펠프스=올림픽에서 총 22개의 메달(금18, 은2, 동2)을 따낸 ‘수영스타’. 그는 ADHD로 인해 9살 때부터 정신과 치료제의 일종인 리탈린을 복용하기 시작했다. 2년 후 그는 어머니에게 “약 먹으러 양호실에 갈 때마다 사람들이 손가락 짓 하는 것 같아 싫다”며 약을 끊었다. 이후 그는 수영장에서 집중력을 찾았다. 펠프스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지와의 인터뷰에서 “난 물에서는 달랐다. 거기는 마치 집처럼 편안했다”고 말했다.

2.솔란지 노울스=풍부한 감성과 가창력으로 유명한 여성가수. 그녀의 언니가 가수 겸 배우인 비욘세다. 그녀는 늘 활기가 넘치다가도 때때로 우발적인 발언을 하거나 과잉 행동을 해 마약을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다. 노울스는 “어린 시절 ADHD 판정을 받았을 때 믿을 수가 없었고 처음에는 이 사실을 부정했지만 차츰 극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3.티와이 펜닝턴=TV 진행자로 예술가, 목수, 박애주의자, 자선가로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어릴 때 손에 크레용과 종이를 들고 있지 않으면 통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대학 학부 재학 중 뒤늦게 ADHD 판정을 받았다. 그의 고교와 대학 성적은 형편없었다. 그는 인스타일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치료약을 복용한 뒤 ‘올 A’를 받을 정도로 성적이 급상승했고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4.하위 맨델=캐나다 출신의 코미디언인 그는 못된 장난에 집착하는 바람에 고교에서 쫓겨났고 이후 20년이 지나서 ADHD 진단을 받았다. 그는 “진단과 치료를 받기 전까지 가만히 앉아 있거나 대본을 읽고, 대화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어른 ADHD 환자의 치료를 권장하는 PSA 캠페인의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5.제임스 칼빌=정치 전문가 겸 평론가이자 변호사, TV 진행자. 그는 1992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빌 클린턴 캠프에서 정치 전문가 겸 자문의원을 맡아 승리를 이끌어 냄으로써 명성을 날렸다. 하지만 그는 대학 재학 때 성적 불량으로 퇴학당했다. 그는 나중에 학사 학위를 따내고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정치계의 급격하고 변화무쌍한 특성이 자신과 맞았기 때문에 예리한 정치 감각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한다.

6.크리스토퍼 나이트=배우와 사업가로 성공한 그는 37세 때인 1997년에야 뒤늦게 ADHD 진단을 받았다. 그 때까지 힘든 시절을 보내야 했던 그는 이후 치료를 꾸준히 받았고 전미소비자협회의 ADHD 캠페인의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7.카미 그라나토=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미국여자아이스하키대표팀의 주장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그녀는 오히려 자신이 ADHD 환자이기 때문에 그것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지칠 줄 모르는 ADHD의 특성 덕에 그녀는 빙판에서 질주를 할 수 있었다. 그녀는 고지서 납부와 같은 일상적인 일은 어려웠지만 스포츠에서는 빛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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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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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숨진 25만 7,396명 중 7만 1,579명이 암으로 사망, 전년보다 0.8%p 줄어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사망통계에 따르면, 암 사망률(전체 사망자 중 암으로 죽은 비율)은 2010년 28.6%에서 지난해 27.8%(전체 사망자 25만 7,396명 중 암 사망자 7만 1,579명)로 처음으로 감소했다.

암은 지난 1983년부터 30년간 줄곧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를 차지했다. 암 사망률도 지난 1991년과 1998년 약간 감소한 적은 있지만, 그때는 IMF 외환위기 사태 등 경제위기로 환자들의 병원 방문 횟수가 줄면서 암 진단이 감소해 생긴 예외적 상황이었다.

이처럼 암 사망률이 감소하기 시작한 이유는 암 조기 발견이 늘고, 암 치료기술이 발달한 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반해 암 발생률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01년 인구 10만 명 당 암 발생자 수가 232명이던 것이 2009년에는 388명으로 치솟았다. 10년 동안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암 가운데 위암(-3.6%)과 간암(-2.8%) 사망률이 크게 줄었다. 대장암 사망률은 전년과 같았다. 암 사망률은 남성에서 폐암-간암-위암 순으로, 여성은 폐암-위암-대장암 순으로 높았다.

한편 지난해 사망 원인을 10년 전과 비교해보면, 폐렴 사망이 11위에서 6위로 가장 크게 늘었다. 전년도보다 15% 증가했다. 이는 면역력이 감소한 노인 인구가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고령 인구를 대상으로 폐렴의 30~40%를 예방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 대규모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성에서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이 사망 원인 9위를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끈다. 전년에는 11위였다.

10대, 20대, 30대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었다. 인구 10만 명 당 자살 사망자 수인 자살률은 31.7명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살 사망자는 1만5906명으로, 전년보다 2.2% 늘었다. 1일 평균 43.6명이 자살했다. 특히 10대 자살률은 전년보다 6.8% 급증했다. 성별로는 남자 자살률이 늘었고, 여성은 줄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표준 인구로 계산한 한국의 자살률은 33.5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2.9명)의 2.6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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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일 기자 (kstt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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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

우돌좌충記 | 2010/12/23 19:41
Posted by 모크슐라


“밤새 일하는 것보다 더 힘든 건 환자들의 아픔을 지켜보는 일”

대형병원 응급진료센터에 도착한 환자들을 의료진보다도 먼저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머물도록 밤새 응급실을 지키는 보안요원들이다. 몇 년 전부터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난동이나 폭행 사건이 문제가 되면서 병원 입구마다 보안요원들이 지키고 있다. 하지만 검은 정장이나 유니폼이 내원객들에게 위화감을 준다는 반응에 삼성서울병원의 요원들은 유니폼까지 밝은 베이지색으로 바꿨다.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발로 뛰는 보안요원의 일상을 삼성서울병원 응급진료센터 입구에서 일하는 이승한 씨(22·명일동)를 만나 알아봤다.

보안요원을 하면서 가장 흔하게 겪는 일은 술취한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이다. 대개는 사무실 같은 곳에 데려가 흥분한 사람들은 진정시키고 취한 사람들은 깰 때까지 기다려준다. 응급실에서 근무한 지 아직 사흘밖에 안 됐다는 이 씨는 벌써 두 번이나 취객들이 난동을 부리는 현장에 투입됐다. 처음에는 놀라고 경황도 없었지만 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니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다고 이 씨는 말했다.

입구에서 밖을 지켜보다가 응급차량 진입로에 차들이 정차하면 달려가 정리하는 일도 그의 몫이다. 정리된 차로에 구급차가 도착하면 최대한 빨리 환자를 응급실 안쪽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바쁘고 정신없는 응급실 생활에 적응해야 하는 신입으로서 힘든 점은 없는지 물었다. 이 씨는 “아직 일을 배우는 중이지만 재미있다”며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선배들도 모두 좋으신 분들”이라고 답했다. 그래도 시간이 늦어질수록 졸음이 오는 것은 견디기 어렵다며 주·야간업무가 교대로 돌아가서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했다. 하루에 열두 시간씩 2교대로 근무가 이루어진다.

응급실에서 일하다 보면 심각할 정도로 다친 환자들도 봤을 텐데 놀라거나 겁이 났던 적은 없냐는 물음에 이 씨는 “그런 적은 없었다”고 답한다. 그러나  "응급실이니만큼 환자들의 죽음이나 보호자들이 울음을 터뜨리는 것을 보게 된다"며 "체력적인 문제보다는 오히려 그런 모습에 마음이 아프고 잊기가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두 대의 차들이 응급차 진입로에 정차하자 이 씨는 다시 밖으로 달려나갔다. 2009년 5월에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노숙인이 보안직원에게 흉기로 중상을 입힌 일이 있었고, 2007년에는 형제들 간의 싸움을 말리려다 팔뚝을 물어뜯긴 보안요원도 있었다. 다칠 위험을 무릅쓰고 묵묵히 일하는 그들이 있어 응급실의 매일이 무사히 끝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K 씨
 
“CPR(심폐소생술), 어시스턴트(보조의) 좀요, 빨리요”
 간호사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어 함께 의사 여러 명이 심폐소생술실로 뛰어들어간다. 무슨 일인고 유리문을 통해 들여다보려니 매정하게 커튼이 내려진다. 한 쪽에서는 차트 넘기기 바쁜 의사, 또 한 쪽에서는 컴퓨터로 CT촬영 필름을 유심히 살피는 의사가 있다.


 2010년 12월 22일의 서울대병원 응급실은 다른 때 보다 유난히 바삐 돌아간다. 응급실 문 앞은 ‘22일 오전 10시부터 성인 응급실 재원환자 80명이 차 있어 24시간 이상 침대 배정이 불가능하니 양해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정중히 써 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바쁜 날이 있어요. 날씨의 영향을 받으면 그 때 좀 더 환자가 많으려나? 아주 맑은 날이거나 눈 온 다음날 같은 경우에도 응급실 침대가 모자라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K 씨는 이러한 응급상황에 이미 ‘초탈’의 경지에 들어선 듯 하다. 환자 아픈 사정 듣고도 눈물 날 시간이 없을 정도라니 그럴만하다.

 이제 막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되고서 1년이 지났다는 K 씨는 인턴 시절 응급의학과에 대한 기억을 말한다. “그 때 나름 이 분야의 매력을 느꼈다고나 할까요. 인턴 때는 보통 각 과를 돌면서 선배들이 시키는 일만 해야 했는데 응급실에서는 제가 응급 환자들 초진을 했거든요. 환자들 증상을 듣고 판단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말 ‘의사’라는 느낌이 들었죠.”

 그 때 당시 환자에 대해서도 덧붙인다. “별의 별 환자 다 있죠. 내가 누군지 아느냐며 거들먹거리는 환자가 생각나내요. K 씨는 그 중에서도 “교통사고로 온 몸에 피범벅이 돼 들어온 환자가 누워 있었어요. 그런데 그 앞에서 다른 환자분은 자기 입술 찢어진 데 빨리 꼬맬 수 있으니까 자기부터 먼저 치료하고 다른 사람 봐 주면 안되느냐고 그러는 사람이 있더라구요.”라고 말했다.
 
 질문을 던지면 마치 준비된 듯 답변이 쏟아져 나왔다. 응급 상황에 쫓기기라도 하듯 속사포와 같이 말한다. “응급실 의사라 좋은 점요? 음, 하루 24시간일하고 24시간 쉬는거?” 하루 일하고 그 다음날 쉬니 주 3일제인 셈이다. “다른 사람들 6시에 퇴근하고 그 다음날 출근 전까지 쉬는 데 반해 저희는 하루 종일 쉴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라며 넉살좋게 대답한다.

 그에게는 단골환자가 있다. 말기암과 같이 중증환자는 그만큼 발병도 자주 해 응급실을 찾는 횟수가 잦다. “응급실은 특성상 한 환자가 오래 입원해 있지 않잖아요. 그런데 자주 오는 환자를 보면 딱 알아보죠. 그 사람 가정사까지도 다 꿰뚫는걸요.” 그래서 특히 마음이 아프단다. 다 나아서 얼굴 안보게 된 환자가 제일 반갑다고.

 그는 마지막으로 “서울대병원은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최고병원이라고 하죠. 물론 우리도 그만큼 자부심도 있고 책임감도 있고요. 그런데 지극히 환자를 위한 관점에서 봤을 때는 우리병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은 조금 다를 수 있어요.”라며 ‘빠른 치료’와 ‘정확한 치료’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뇌경색의 경우는 얼마나 빠른 응급처치를 하는가가 관건이에요. 최고 병원이라 해도 처치 시간을 놓치면 답이 없어요. 그런데 보호자들은 최고병원에서 치료해야 병이 낫는다고 생각해 무조건 서울대병원으로 오려고만 하죠.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입니다.”라는 K 씨, 예를 들어 충남에서 뇌경색 발병 환자가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6~7시간이 걸리는 데 그러면 이미 늦다는 것이다.  뇌에서 빨리 피를 빼줘야 소생 가능한데 이미 그 피가 고여 혼수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것.

 복지부가 발표한 2008년 심뇌혈관질환 조사감시 결과 발표에 따르면 심정지 주요원인질환인 뇌경색은 증상발생 후 응급실까지 도달시간이 3시간 이내라야 치료 가능하다. 우리나라 뇌경색 환자 절반 이상이 이를 어겼다. 따라서 병에 따라 그에 맞는 처치가 필요하며 빨리 수습해야 하는 경우는 규모가 작더라도 가까운 병원에 가야 한다는 얘기다.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 앉아서 오래 생활하다보면 엉덩이 부위에 모낭염이나 땀띠, 완선으로 고생할 수 있다.

웹디자이너 김성환(가명, 38)씨는 회사에 출근하면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 의자에 앉아서 보낸다. 얼마 전부터 엉덩이가 가렵고 따끔거리기 시작했다. 김씨의 병명은 땀띠. 사무실은 냉방은 잘 되고 있지만 앉아서 지내다보니 엉덩이는 항상 의자와 붙어있어 땀이 찼던 것이다. 하지만 부위가 부위인지라 옆자리 여성 동료가 의식돼 가려워도 긁지 못하는 김씨는 괴롭다.

여름철 엉덩이 부위가 가렵고 피부색이 붉어진다면 모낭염, 땀띠, 완선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 세 가지를 예방할 수 있는 공통 생활지침을 먼저 보면 다음과 같다.

여름철 엉덩이 모낭염-땀띠-완선 예방지침

▽ 꽉 끼는 바지는 피하고 헐렁하고 통풍이 잘 되는 바지나 치마를 입는다.

▽ 앉아서 생활하는 사람은 한 시간에 5분 정도 일어나 엉덩이에 땀이 차지 않게 한다.

▽ 속옷은 땀을 잘 흡수하는 면소재를 입는다.

▽ 손과 엉덩이를 자주 씻어주고 씻은 후에는 완전히 건조시킨 후 옷을 입는다.

▽ 술과 담배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한다.

▽ 살이 많이 찌면 피부 질환의 위험이 더 높으므로 살을 뺀다.

▽ 기름진 음식은 염증을 악화시키므로 피하고 과일, 채소 등 수분이 많은 음식을 먹는다.

 모낭염

모낭염은 피부 속에서 털을 감싸고 영양분을 공급하는 주머니인 모낭에서 시작되는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다. 부위가 붉게 변하면서 고름(농포)이 나온다.

모낭염이 생기면 염증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베이비파우더를 쓰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에 잦은 비누칠도 좋지 않다. 가천의대 길병원 피부과 노주영 교수는 “비누보다는 물로만 씻어주는 것이 좋다”며 “긁으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가렵더라도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모낭염의 치료에는 청결이 최선이다. 항균제가 포함된 비누는 사용할 수 있고, 국소 항생제를 7~10일간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방법으로도 나아지지 않으면 먹는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

땀띠

여름철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가 땀띠다. 땀띠는 땀관 구멍의 일부가 막혀서 땀이 원활히 표피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되어 작은 발진과 물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얼굴 목 가슴 겨드랑이에 발생한다. 접히는 부위이면서 통풍이 잘 되지 않을 경우 생긴다. 아기들이 어른에 비해 땀샘의 밀도가 높고 표면적당 발한량이 2배 이상이기 때문에 땀띠가 잘 생긴다.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진 직장인이나 학생들도 여름철 땀띠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노주영 교수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마른 사람보다는 살이 찐 사람이 땀띠의 위험이 높다”며 “여성은 치마나 반바지처럼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경우가 많지만 남자는 바지만 입기 때문에 엉덩이나 사타구니에 땀이 차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땀띠는 대부분 심각한 질환은 아니다. 2~3일 정도만 잘 관리하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땀띠가 난 부위를 잘 씻고 통풍을 잘 시켜주면 대부분 가라앉는다.

땀띠에 베이비파우더를 바르는 사람이 있는데 베이비파우더는 예방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건국대병원 피부과 안규중 교수는 “파우더는 꼭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발라야 한다”고 말했다. 분이 땀이나 수분에 젖어 피부를 자극하고 땀구멍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완선

완선(샅백선)은 사타구니에 곰팡이가 감염된 것이다. 심해지면 곰팡이가 엉덩이까지 번질 수도 있다. 발무좀이나 손발톱무좀이 있으면 이로부터 곰팡이가 번져 생기는 경우가 많다. 여름에 흔히 발생하며 사타구니 등 피부가 접히고 습기가 잘 차는 부위에 흔히 발생한다.

이대목동병원 피부과 최혜영(대한피부과학회 홍보이사) 교수는 “여름철 완선으로 피부과를 찾는 성인 남성이 많다”며 “아무래도 바지를 입고 음낭이 있는 남자의 사타구니와 엉덩이는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라고 말했다.

완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풍이 잘되는 얇은 면바지를 입고 꽉 끼는 청바지를 피해야 한다. 안규중 교수는 “남성들 중 무심코 손을 사타구니로 가지고 가는 사람이 많은데 손이나 발에 무좀이 있는 사람은 사타구니를 만지기 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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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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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잠든 60대 여성이 창틀 사이로 들어오는 찬바람에 얼굴을 쐐다가 안면신경이 마비돼 응급실을 찾는 일이 발생했다.

19일 밤 10시 5분 한 대학병원 한방응급실에 양 모(여)씨가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와 얼굴의 왼편이 마비됐다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7시경 을지로에서 버스를 탔던 양씨는 좌석에 앉아 깊이 잠든 나머지 창문이 꽉 닫히지 않아 바람이 내부로 불어온다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양씨는 갑자기 얼굴 한쪽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느껴 잠에서 깨니 왼쪽 눈을 감지 못하고 입이 비뚤어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양씨를 병원에 데려온 가족들은 “이곳에 한방응급실이 있다고 알고 있어서 오게 됐다”며 “밤늦게 이러한 마비가 왔을 때 진료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한방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김 모 한의사는 “양씨가 앓고 있는 병은 안면신경마비로 구안와사나 와사풍이라고도 한다”며 “바이러스가 침투하거나 찬바람을 쐬어 신경계에 변화가 일어날 때 발생하는 병”이라고 설명했다.

김 한의사는 “이런 환자는 찬바람이나 차가운 기온 때문에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데 여름 환자의 1.5배 정도 된다”며 “이런 환자는 한의학과 양학을 함께 활용해 우선 CT 촬영을 해서 병변 부위를 확인한 다음 침구 처치를 한 후 적외선을 발산하는 인프라레드를 쬐게 해 치료한다”고 말했다.

이날 10시 25분 한방응급실에 도착한 최 모 한의사는 양씨의 CT 촬영 결과를 확인한 후 얼굴과 팔다리 20여 군데에 침을 놓았다. 최 한의사는 “한의학에서는 기(氣)가 체내의 경락을 따라 잘 순환해야 건강하다고 본다”며 “외부에 나타나는 증상도 내장기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팔다리에도 침을 놓았다”고 언급했다.

이 병원은 응급실 안에 한방응급실도 마련해 양씨처럼 급하게 안면신경마비 증세를 보이거나 중풍, 급체한 환자에게 침이나 뜸을 통한 응급치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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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기 수습기자 (271271@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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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 Bye, 죽음을 배웅하는 사람들

우돌좌충記 | 2010/01/22 17:23
Posted by kormedian

일본 영화 'Good & Bye'에서 주인공은 납관도우미다. 한국 영화 ‘행복한 장의사’의 주인공은 장례지도사다. 두 영화 모두 죽음을 배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려 큰 감동을 주었다. 삶과 죽음, 그 경계선에 선 장례지도사의 실제는 어떨까하는 궁금증에서 이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운영팀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25)는 ‘장례지도사‘다. 축구 선수를 꿈꾸던 그는 십자인대 파열로 우연찮게 장례지도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상조회사, 변사병원을 거쳐 현재는 대학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좌절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장례지도사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김씨, 장례지도사란 어떤 과정을 거쳐 되는 것일까?

과거와 달리 요즘은 장례지도학과를 나온 장례지도사가 많다. 장례지도학과를 졸업하면 김 씨처럼 병원 장례식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상조회사, 사설 장례식장 등지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다. 김씨가 장례지도학과에서 공부할 당시 동기는 40여명에 아버지뻘 되는 분들과 젊은이들의 비율이 반반이었다고 한다. 나이보다는 죽음의 과정과 사람들과 대화하는 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서 젊다는 것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장례지도사가 하는 일은 상담, 발인, 화장장 예약 등 다양한데 변사병원의 경우 시신을 직접 병원으로 데려오기 위해 가는 일도 많다. 시신을 안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서 장례지도사가 운전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한 기술이라고 한다. 대학병원에서 장례지도사로 일한지도 벌써 햇수로 3년이라는 김씨.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이 결국 죽은 사람이든 산 사람이든 사람을 대하는 일임을 강조했다.

인터뷰를 하던 중 상조회사 직원이 운영실을 찾아왔다. 병사한 박씨(48)의 유가족들과 화장장 예약 문제로 마찰이 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던 김씨는 가족들과 얘기를 나눠 보겠다고 말했다. 화장장 예약은 아침을 선호하는 유가족들의 성향 상 아침에는 붐벼서 시간 조절에 늘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이렇게 유가족과 상조회사 간 마찰까지도 장례지도사가 신경을 써야 할 업무 중 하나이다.

사실 장례지도사와 상조회사 직원은 상생 관계는 아니다. 요즘 병원에서도 협력 업체들을 연계해서 장례 절차 전반에 대한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조회사가 하는 업무와 거의 비슷하다. 그렇지만 김씨는 “결국 죽음 이후를 안내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니 친하게 지내고 있죠. 알고 보면 이 업계가 좁거든요”라며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업임을 강조했다.

인터뷰를 끝내며 김씨는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는 편견에 대해 이야기했다. 누군가의 삶의 마지막에서 상업적 경쟁에 열을 올린다, 음침하다 등 좋지 않은 인식들이 많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장례지도사는 경쟁 보다는 죽은 사람을 잘 보내고 산 사람을 잘 다독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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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은 수습기자(razana@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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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못지않게 ‘웰다잉’이 화두가 되고 있는 요즘, 노년층에게 이상적인 죽음이란 어떤 것일까. 이와 관련해 회자되는 말이 ‘8899234’, 즉 팔팔하게 99세까지 살다가 2,3일 앓고 죽는 것이란다. 또한 자녀가 죽음을 지키는 것을 당연히 여기고, 자녀의 재력이 좋은 죽음과 장례식의 척도가 되었던 시대 역시 지나갔다. 요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는 ‘자녀에게 최대한 폐 안 끼치고 가기’가 죽음의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 과연 사실일까. 기자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자녀들에게 폐 안 끼치고 가겠다.

“조문하러 오셨어요? 이쪽으로 오시죠.”

장례식장 입구에 들어서자 아무리 봐도 유족은 아닌, 말쑥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30대 남성이 안내를 보고 있다. 조문객이 아니라고 손을 저었지만 그날 그곳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례운영센터 직원은 한둘이 아니었다. 주차를 안내하고 손님상을 차리는 인력은 기본이요, 1층에는 아예 장례의식 상담직원이 상주해 24시간 고객들의 문의를 받고 있었다. 이쯤 되면 유족들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도 부모의 장례를 치를 수 있을 듯싶다.

밤 9시 50분. 92세에 노환으로 사망한 허록 할아버지의 빈소는 조용했다. 몇 명 되지 않는 친지들의 비교적 밝은 표정과 도란도란한 분위기는 이번 초상이 호상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92세로 장수한데다 세 명의 자녀까지 둔 분의 빈소치고는 어쩐지 사람이 너무 적다. 그 이유는 부산에서 전갈을 받고 막 도착했다는 고인의 처조카 김모씨(46세)로부터 확인할 수 있었다.

3.1운동이 일어났던 1919년생인 허씨 할아버지. 그의 고향은 평양이다. 6.25 당시 단신으로 월남해 여러 일자리를 전전하다 40이 다 되어 지금의 할머니를 만나 늦장가를 들었다. 할아버지의 인생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것은 ‘고독’인 듯했다. 친지 한명 없는 남한에서 할머니만을 의지하고 살았고,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으나 지금은 모두 떨어져 살고 있다고 한다. 할머니와 단둘이 노년을 보내고 있던 경기도 금곡이 아닌, 멀리 안암병원까지 온 이유를 묻자 김씨는 간단히 대답한다.

“자녀분들이 모두 이 근처에 사시거든요. 살아 계실 때 가까이서 못 모셨으니 장례만이라도 곁에서 제대로 치르고 싶다고 하셔서…”

그러자 고인의 친지로 보이는 초로의 남성분 하나가 옆에서 거들었다.

“요즘 세상에 누가 자식 부양 받나. 각자 살다 가는 거지.”

자녀들을 섭섭하게 한 시신 기증

78세 이연훈 할머니의 빈소에는 고인의 조카뻘 되는 아주머니들이 목소리를 낮춘 채 수다에 열중하고 있었다. 주요 화제는 가족들도 모르고 있었던 이 할머니의 시신 기증 소식이었다.

“할머니께선 종교가 있으셨나요?”

종교적 이유에서 시신을 기증하는 경우를 떠올리고 한 질문이었으나 대답은 뜻밖에 할머니는 종교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지인들은 시신 기증 이유에 대해 할머니가 2년 동안 자궁암 투병을 하면서 자녀들이 겪은 고생을 두고 적잖이 미안해 하셨다는 점을 들었다.

“시신 기증하면 병원에서 화장부터 장례까지 다 치러 주잖아요. 자녀들한테 폐 안 끼치고 가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이 할머니의 남편분이 6.25 참전용사인 국가 유공자이다 보니 유골도 국립묘지에 모시면 된다는 것이다.

어느덧 아주머니들의 수다는 시신 기증과 화장 이야기로 이어졌다.

“고모님(돌아가신 이 할머니) 이야기를 사람들한테 했더니 다들 놀라더라고. 쉽지 않은 결심이라면서. 그런데 따지고 보면 이게 합리적이야. 장례까지 거의 공짜로 치러주니 말이지. 아는 동생 하나도 친정어머니가 말도 없이 시신 기증을 하셔서 처음엔 섭섭했다는데 지금은 산소 관리며 성묘며 하나도 신경 안 써도 돼서 편하대.”

그래도 생전의 육신을 해부용으로 내준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요즘의 노인들은 꼭 그렇게 생각하지만도 않는 것 같았다.

“우리 시아버지도 너희가 무슨 산소를 제대로 돌보겠냐고, 그냥 화장해서 뿌리라고 항상 말씀하셔. 굳이 당신들이 화장을 선호해서라기보다는 후대들이 관리를 워낙 잘 못하니까 그걸 염려하시는 거 같애.”

고인의 질부인 권희정(38세)씨의 말이었다. 권씨 역시 남편과 함께 시신 기증을 서약했다고 한다. 자식이 한 명이다 보니 과연 이 아이가 부모 산소며 제사를 제대로 챙길지 못 미덥다는 것이다.

더 이상 자식에게 의지하기 싫고 의지할 수도 없어서, 홀로 가는 길을 택한 노인들. 그들의 이런 마지막을 개인주의가 죽음까지 확산된 걸로 보아야 할까, 아니면 그만큼 부모자식 관계가 각박해진 걸로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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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수습기자 (sumir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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